우리 모두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몬티 파이튼의 멤버들은 출생에서 죽음까지 다양한 삶의 단계를 탐색하면서 존재론적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 나선다. 의료기구로 가득한 탐욕스런 병원에서 출생하여 엄격한 종교교육과 지루한 성교육을 받으며 성장하고 권태로운 중년을 지나 어느덧 죽음을 향한다. 다른 에피소드들에서도 어이없지만 때로 냉철한 비판을 담은 일화들이 선보인다. 크림슨 종신보험회사의 낡은 건물이 해적선으로 변신하자 은퇴 직전의 노인들은 거친 국제금융의 대양에서 신경영이라는 괴물과 싸우는 해적이 된다. 로마 가톨릭이 피임을 금지하여 자식이 수십명인 실업 노동자 가족은 모두 함께 ‘모든 정자는 소중한 것’을 합창한다. 병사들만 죽어나가는 전쟁터에서 장교들은 멍청한 대화를 나누며 아프리카 호랑이에게 물려간 한쪽 다리의 행방을 궁금해한다. 국립의료원의 의사들은 살아 있는 사람의 생간을 이식해가고, 냉장고에서 나온 신사는 우주의 고독과 생명의 은총에 대해 노래한다. 영화는 끝까지 예측할 수 없는 돌발적인 삶의 상황에서 나오는 아이러니들을 유머러스하게 가공한다.